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임현수(60)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목사(국민일보 3월 3일자 29면 참조)가 북한의 ‘1호 범죄’에 저촉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호 범죄란 북한 체제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직접적 비난을 의미한다.
3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임 목사는 최근 2∼3년 사이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서 열린 집회에서 북한 붕괴설을 언급하며 김 제1위원장을 비판했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북한이 임 목사를 유인, 억류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 10월 미국에서 열린 한 기도집회 동영상에서 임 목사는 북한 실상을 설명하면서 “19년 동안 북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TV에서 보여주는 평양은 10%도 채 안 되는 모습”이라며 “공포정치가 심화되고 있어 빨리 망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 안에 무력 통일하겠다는 말은 3년 안에 망할 거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길어야 4년을 버틸까 싶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발언은 아무리 종교 집회에서 했더라도 북한을 자주 왕래하며 활동해온 임 목사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활동가는 그 누구라도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발언이나 행동은 금기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임 목사가 북한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에 나서면서 북한의 실상을 언급했고 일부 내용이 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탈북 사역자는 “종교적 발언에 대해서는 묵인하는 편이지만 체제나 지도자에 대한 비판은 용납하지 않는다”며 “북한 당국이 임 목사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는다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큰빛교회를 거쳐 간 탈북자가 재입북 하면서 북한 당국에 임 목사의 발언 내용을 노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큰빛교회는 교회에 출석하는 탈북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 탈북자 가족이 캐나다 정부로부터 추방되면서 갈 곳이 없게 되자 재입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탈북자가 임 목사의 ‘문제 발언’ 등을 발설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북자의 재입북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큰빛교회는 2일 북한의 에볼라 바이러스 격리 조치 해제 소식이 전해지자 임 목사와의 연락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교회는 지난 1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인을 대상으로 임 목사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부터 계속해오던 공동 금요기도회도 이어가기로 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임현수 목사가 2013년 10월 미국의 한 교회에서 열린 기도집회에서 북한 사역에 대해 말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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